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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일시: 2022년 8월 22일(월) 오전 10시 ~ 11시

장소: 줌 온라인

인터뷰이: 정창원 (제주대학교 공동자원과 지속가능사회 연구센터 부센터장, 제주대학교 사학과 교수)

진행: 박서현 (제주대학교 공동자원과 지속가능사회 연구센터 전임연구원)

공동자원 연구의 시작과 공동자원에 대한 역사학적 연구의 의미

진행자 : 제주대학교 공동자원과 지속가능사회 연구센터는 2011년 9월 ‘자연의 공공적 관리와 지속가능한 삶의 방식’이라는 주제로 한국연구재단 사회과학연구(SSK) 지원사업에 선정되어 공동자원(commons)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먼저 다소 오래 전 일에 대해 문의를 드리고 싶습니다. 교수님께서는 연구센터 시작부터 현재까지 최현 교수님과 함께 연구센터의 공동자원 연구를 견인해오셨는데요. 교수님께서 연구센터에 참여하시고 공동자원 연구를 시작하시게 된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정창원 : SSK 지원사업이 시작하기 이전인 10여 년 전 제주대학교 인문대학이나 탐라문화연구원에서 공동연구를 기획한 적이 있었습니다. 한국연구재단의 인문한국(HK) 지원사업, 중점연구소 지원사업 등에 공동연구를 지원했는데 인문학적 연구의제가 거대담론을 반영하는 경우가 다수였기 때문에 지역을 바탕으로 하여 연구범위를 확장할 수 있는 주제를 선정했음에도 두어 차례 지원한 결과가 좋지는 않았습니다. 이 와중에 사회과학을 중심으로 하는 공동연구 지원사업 즉 SSK 지원사업이 시작됐습니다.

SSK 사업에 지원하면서 최현 교수님께서 눈여겨보고 있는 공동자원이라는 주제가 있으며 제주가 공동자원 연구를 하기에 가장 적합한 지역이라고 말씀하시면서 사회과학을 기반으로 하지만 인문학과의 협업이 공동자원 연구에 꼭 필요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인문학과 협업할 경우 연구범위가 훨씬 더 넓어지고 연구의 깊이가 한층 더 심화될 수 있다고 말씀하시면서 제게 공동자원 연구를 같이 해볼 의향이 있냐고 먼저 제안하셨습니다.

사실 제가 인문학자, 역사학자이기 때문에 생소한 주제의 연구를 시작할 경우 어려운 점이 많습니다. 지금은 공동자원 연구의 여러 주제를 생각하지만 당시에는 공동자원 연구를 어떻게 해야하지라는 염려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당시 마침 제주에서 가장 큰 이슈가 됐었던 것이 지하수 문제였습니다. 당시에는 토지나 바람보다도 지하수를 공동자원 시각에서 어떻게 이해해야 되는가에 저희가 주목했는데요 이와 관련하여 최현 교수님께서 제가 연구한 것이 고대국가에서의 치수(治水), 물 관리인데 이는 기반시설(infrastructure), 사회간접자본(Social Overhead Caipital, SOC)의 중요한 한 갈래라고 말씀하시면서 이러한 역사학적 연구를 통해 공동자원 연구의 깊이를 더해주면 사회과학 연구가 더 풍부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래서 고민 끝에 연구단에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진행자 : 말씀 감사합니다. 행정학적 연구, 사회학적 연구, 역사학적 연구, 인류학적 연구, 경제학적 연구 등 다양한 갈래의 공동자원 연구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중 특히 역사학적 연구는 공동자원 연구의 중요한 일부이자 다른 공동자원 연구의 토대와 같은 것이지 않을까 하는데요, 교수님께서는 공동자원을 역사학적으로 연구하는 것이 가지는 중요성과 그 의미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정창원 : 굉장히 심오한 문제인데요, 역사학은 모든 학문을 포괄하는 측면과 모든 학문 속에 내포되어 있는 측면, 이렇게 두 가지 측면이 있습니다. 예컨대 경제사의 경우 경제학을 전공하는 사람이 경제학의 역사를 연구할 수도 있지만 역사학을 전공하는 사람이 역사학적 기초에 입각하여 경제학을 연구할 수도 있습니다. 공동자원을 역사학적으로 연구할 경우 공동자원 연구가 어떻게 진행되어 왔느냐를 역사학적으로 검토할 수도 있지만 공동자원이라는 것을 역사학적으로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를 중심으로 연구를 할 수도 있습니다.

이 논점을 제가 박사논문을 썼을 때 가졌던 문제의식과 결합시킬 수 있을 듯합니다. 저는 고대국가에서 거대제국들이 시행했었던 국가규모의 토목사업을 연구했습니다. 예컨대 도로를 만들거나 도성을 만들거나 황하의 제방을 만들거나 운화를 만드는 등의 국가적 토목사업을 연구했습니다.